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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2014. 1. 10. 14:30

- 전주에서 출생
- 전주여고, 경희대 영문학과,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데뷔작: 겨울나무, 여인)
- 1997년  경희문학상 수상
- 2014년  경기PEN문학대상 수상
- 2021년  산림문학상 수상
- 2021년  한국현대시인상 수상
- 2022년  이충희문학상 수상
- 그동안 14권 시집 발간

 

 

<시와 나>  나의 아버지는 일제시대와 해방공간과 육이오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수난과 고통을 아파하며 이를 정의롭고 선한 방향으로 치유하기 위하여 삶을 불사른 이 땅의 수많은 이름 없는 아버지들 중 한 분이다.
  나의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 때문에 늘 가난에 시달렸지만 긍지를 가지고 버티셨다. 집 주변에 조금이라도 터가 있으면 꽃나무와 푸성귀를 가꾸고 땅이 없으면 화분에라도 씨를 뿌리는, 병약했지만 부지런하고 정서적인 분이었다. 일곱 자식을 키우느라 바뿐 중에도 새나 구름을 쫓아 하늘로 빨려들던 어머니의 눈빛을 나는 자주 보았다. 
  이런 나의 부모님은, 나에게 넋을 주셨고, 내가 보이지 않는 세상도 보며 사물들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한 시인으로 살 수 있는 밑거름을 주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 마음의 카메라에 잡힌 것들을 글로 쓰는 버릇이 있었다. 내 최초의 문학수업은 부모님의 기도와 성경말씀과 유년주일학교에서 들은 동화일 것이다. 초등학교 때엔 만화책 동화집을 잡히는 대로 읽었으며 읽을 것이 없을 때는 국어 책이라도 소리내어 읽곤 했다. 글짓기시간에 선생님의 칭찬을 자주 들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국내 소설뿐만 아니라 세계문학을 접하게 되었고 글의 향기와 깊이에 빠져들었다. 중고등학교시절에 전북도내 각종 웅변대회에서 특상도하고 학급 반장과 학생회장을 한 탓에 선생님들께선 훌륭한 정치가가 되라고 권하시기도 했지만 나의 마음은 문학으로 기울었다. 교내뿐만 아니라 도내 백일장과 전국 글짓기 대회에서 내 작품이 장원도 하고 우수작으로 뽑히기도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내내 나는 문예반이었고 문예반장이었다.
  내가 시를 쓰게 된 또 하나의 요소는 나를 키운 자연환경일 것이다. 내  고향은 전주인데, 우리 집은 전주 천과 다가 공원을 포함한 산들을 안고 있었다. 숲 속에서 올라오는 해와 달과 별들과 다리 위에 걸리는 노을이 번갈아 찾아와 나를 설레게 하였고 가까운 산과 들과 시냇가에선 갖가지 새들과 꽃들이 나를 수시로 불러냈다. 눈이 내리면 한밤에도 겁도 없이 전주천변의 아름다움에 빠져 쏘다니곤 했다. 내가 자주 가던 외할머니 댁의 광활한 호남평야와 동진강의 푸른 바람은 지금도 내 마음에 가득하다.
  문학과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자연에 대한 줄기찬 관심과 사랑이 어느 날 나를 한 시인으로 만들었다. 
  나는 모든 생명이 제 빛을 발하며 서로에게 등불이 되고,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싱싱하고 활력이 넘치는 세상을 소망한다. 
  모든 사람은 종교. 사상, 경제, 인종, 국가, 사회, 전통, 관습, 문화. 문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과 자연도 자유로워야 하리라. 모든 존재는 제 몫의 자유를 향유하면서 다른 존재들과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시의 빛은 자유로부터 온다. 좋은 문학은 인간과 모든 존재를 자유롭게 하고 빛나게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제 나는 더욱 진지하게 문학에 임하고 싶다. 내 삶을 담아내는 형식으로 문학을 택한 것을 나는 행복으로 생각한다.
  문학은 과거와 미래를 현재에 통일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고 영원으로 통하는 문과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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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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