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바람

시 -5 2023. 7. 20. 17:07

길 떠나는 바람

                                                     차옥혜

 

귀가 넒어 아픈 바람아
꽃을 피우고
물결 일게 하고
나무를 흔들어 보지만
부질없어
세상엔 가시지 않는 어두움
마르지 않는 눈물
그래서 육신은 다 닳고 스러져
혼만 남았어도
이제도 가시 박힌 세월을 밀어내며
네 눈물로 다져진 땅
네가 노래가 될
먼빛 밝은 날 찾아서
울며 길 떠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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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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