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대응양식의 현단계

전기철(평론가)

 

그 시적 공간의 설정이 다른 차옥혜의 농부나 공정배의 허수아비(한길문학)는 도시화의 물결로 죽어가는 농촌에서의 삶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쉰 살 바위 네 엄마/농약 마시고 떠나가네”(농부에서)[중략 ] 도시화로 인해 차옥혜처럼 죽음의 땅으로 되어 있는 농촌의 실상을 그려내기도 하고, [중략 ] 그러나 이제 농촌은 낙후된 모습으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고도 산업화사회에서 가장 본질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물을 수 있는 장소로서, 즉 도시의 저편으로 통해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탄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참 삶의 현장으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며 타락된 도시의 물결이 밀려오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 삶이 밀려가도록 해야 하리라 본다.

 

<한길문학 199011월호 306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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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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