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구이 새우

시 -2 2008. 1. 25. 09:38

 

소금구이 새우

                                                                  차옥혜

 

 

숯불 화로 위

소금을 깐 유리 뚜껑 냄비에서

팔딱팔딱 뛰어오르는 새우

 

조개구이 상점에서

숯불을 피워 나르는 일을 하는 강씨는

청상과부로 품 팔아 자신을 키우다 골병든

늙은 어머니 병원비로 사채 330만원 빌려

6 개월 만에 또 다른 사채업자에게 빌려

이자 합쳐  610만 원 갚고

딸이 가난을 못 이겨 달아난 엄마를 찾아다니다

돌부리에 넘어져 부러진 이빨 때문에

70만원 빌려 20일 만에 이자 합쳐 140만원

또 빚 얻어 갚고……

아무리 발버둥이 쳐도

자꾸만 불어나는 빚더미와 생활비에 눌려

숨 가쁜 강씨는

손님 식탁 숯불 화로 위 소금밭에서

다급하게 뛰어오르는 새우를 보며

도대체 나를 누가 소금구이하고 있지?

소리 없이 말한다

 

<시문학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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