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구이 새우
차옥혜
숯불 화로 위
소금을 깐 유리 뚜껑 냄비에서
팔딱팔딱 뛰어오르는 새우
조개구이 상점에서
숯불을 피워 나르는 일을 하는 강씨는
청상과부로 품 팔아 자신을 키우다 골병든
늙은 어머니 병원비로 사채 330만원 빌려
6 개월 만에 또 다른 사채업자에게 빌려
이자 합쳐 610만 원 갚고
딸이 가난을 못 이겨 달아난 엄마를 찾아다니다
돌부리에 넘어져 부러진 이빨 때문에
70만원 빌려 20일 만에 이자 합쳐 140만원
또 빚 얻어 갚고……
아무리 발버둥이 쳐도
자꾸만 불어나는 빚더미와 생활비에 눌려
숨 가쁜 강씨는
손님 식탁 숯불 화로 위 소금밭에서
다급하게 뛰어오르는 새우를 보며
도대체 나를 누가 소금구이하고 있지?
소리 없이 말한다
<시문학 2008년 3월호>
'시 -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세상이 환하다 (0) | 2008.06.09 |
---|---|
허공에서 싹 트다 (0) | 2008.04.01 |
가을엔 소리가 투명하다 (1) | 2007.09.11 |
식물 글자로 시를 쓴다 (1) | 2007.07.02 |
새와 유리창 (1) | 2007.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