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유리창
차옥혜
새 한 마리 빠르게 날아와
거실 큰 유리창에 부딪쳐
순간 땅에 떨어져 죽었다
오라, 오라! 손짓한
하늘과 구름과 나무와 풀과 꽃을 향해
기쁨으로 전 속력을 다해 질주했는데
느닷없이 앞을 가로막고 선
보이지 않는 유리창
유리창에 반사 된 허상의 유혹에
목숨을 잃어버린 새
죽은 새 위로
유리창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날아가는
또 한 마리의 새
저 새가 날아가는 곳은 어디일까?
달리던 환한 길 앞에서
갑자기 나는 더듬대고 머뭇거린다
<정신과표현 2006년 11∙12월호>
<좋은 시 2007(삶과꿈)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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