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시 -4 2018. 12. 20. 15:52

마늘

                                                      차옥혜

 

모두가 떠난 겨울 밭을

지키고 있는 님이여

눈이 쌓이고

찬바람 몰아치며

꽁꽁 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터

당당하게 겨울을 건너는 님이여

당신이 경이롭고 눈물납니다

나도 당신처럼

내게 닥친 두렵고 떨리는

겨울을 이기고

다시 봄날에 푸르른 잎을 흔들며

맵고 알찬 육 쪽 새끼들을 다시

거느리고 싶습니다

자랑하고 싶습니다

노래하고 싶습니다

아 아 해마다 봄날에게 당신에게

입 맞추고 싶습니다

님이여

 

                                           <산림문학  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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