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차옥혜
모두가 떠난 겨울 밭을
지키고 있는 님이여
눈이 쌓이고
찬바람 몰아치며
꽁꽁 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터
당당하게 겨울을 건너는 님이여
당신이 경이롭고 눈물납니다
나도 당신처럼
내게 닥친 두렵고 떨리는
겨울을 이기고
다시 봄날에 푸르른 잎을 흔들며
맵고 알찬 육 쪽 새끼들을 다시
거느리고 싶습니다
자랑하고 싶습니다
노래하고 싶습니다
아 아 해마다 봄날에게 당신에게
입 맞추고 싶습니다
님이여
<산림문학 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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