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차옥혜
끊으라네
나를 묶어 당겼다 늦췄다
허수아비 춤을 추게 하는
병든 줄을 끊으라네
풀어 줄 듯
끝내는 끌어내려
나를 곤두박질치게 하는
죽음의 손들을 끊으라네
칡덩굴로
나를 칭칭 감아
하늘을 가리는
썩은 인연들을 끊으라네
훨훨 새가 되어
해를 껴안으라네
꿈이 생시로 열리는 거기
눈부신 나를 보라네
끊으라네
자갈밭에 뿌리박고
나를 동여맨
고문의 줄을
끊으라네
<세계문학 1986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