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 2006. 5. 5. 15:47

  

 

                                           차옥혜

 

뿌리내린 황토 산 둔덕

바람 불어불어

평생을 갈대로 울던 그 사람

죽어서도 서산 마루 놀빛 큰 눈으로

고향을 굽어보더니

오늘은 풀씨를 싹틔우고

소나무 향나무 밤나무 키워

빈 산을 채우러

비로 오는 그 사람

나도 비가 되어

세상 하나 이루라 하네

닦아 낸 먼지 안고 수채로 흘러

하수도 썩은 물이 되어도

마침내 바다가 되는

비가 되라 하네

 

<시집 『비로 오는 그 사람』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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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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