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세력만 못한가
               -만해 한용운의 말씀

                                                        맹문재


가림 있는 눈에서 가림 없는 눈으로
관성의 구속에서 사상의 자유로
무서운 미신에서 무거운 인연으로
부표 같은 비방에서 증언 같은 지조로
알 수 없는 이별에서 사랑의 끝판으로

비린내 나는 바람의 세례를 받으며
울퉁불퉁한 거울을 깨고
눈물로 씻은 칼의 목적으로

하늘을 뚫고 왔네

벌판을 믿는 어린양의 얼굴로
절벽 같은 사막의 나침판으로
군말 없는 유리창으로

바위를 파고드는 이끼의 기운으로
닭 울음 같은 동맥의 울음으로
파괴의 자식 유신으로

목마른 나무처럼 왔네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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