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진 낮달과 낫과 푸른 산등성이

                                                                    권 달 웅

아득히 먼 산등성이에
낮달이 걸렸다

벗어놓은 지게에
낫이 꽂혔다

희미한 낮달도 닳은 낫도
등이 휘어졌다

푸른 산등성이도 아버지도
등이 휘어졌다

낫은 창백하고
낮달은 애달프다

아버지는 고달프고
산등성이는 가파르다

모두 등이 휘어지도록
무거운 짐을 졌다

가도가도 멀고 험준한
생의 비탈길

 

*** 눈물이 핑 돈다. 심금을 울리며 위로하는 시의 힘!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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