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구나 나의 전생

                                                      고정애

 

잎맥을 잘근잘근 물어뜯는다
        커다란 잎사귀를
 반으로 접고 말아 올린 뒤
 알 낳을 구멍 뚫어 놓는다
알 낳는 대로 말아올리면 끝

        잎말이 바구미와
  다름 없는 사람들이 있다

브라질과 베네즈엘라의 경계
아마존의 가장 깊은 정글에는
       지상 최후의 석기인,
    야노마미족이 살고 있다

      졸리우면 잠자고
배고프면 비로소 사냥을 한다
       숲속에서 낙엽위에
    여자들만의 출산을 한다
       흰개미에 먹힘으로
     천상에 보내지는 매장

  잎말이바구미와 야노마미족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삶

  내가 잊었던 아득한 나의 전생

 

*** 기후생태위기 시대에
     잎말이바구미와 야노마미족의  삶에서 
     시인은 자신의 잊었던 아득한 전생을 본다.
     자연의 순환, 생명 평화의 길을 찾는 시인의 눈길이여!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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