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옥혜 시는 첫눈 내리는 날인가
고은(시인)
어디 한 군데 긴장 없이도 절로 긴장을 낳아주는 모성인가.
살아온 것 혹은 살아가는 것들을 그냥 허비하지 않고 그 자국들 하나하나에 애틋애틋 의미 짓는 일이 여기에 있다.
그 간의 삶이 이토록 마음의 설화로 담겨 절기의 매듭조차도 오롯이 시에 늘어붙어 단풍든다.
이런 일은 스무 살 서른 살의 섬광 따위를 재운 삶의 바람자락들이 그 앞뒤로 널리 퍼져가 세상의 진정으로 열리는 세계이다.
저 혼자의 안을 넘어 이승의 여러 곳 아픔들에게까지 가있는 그 가슴의 처음 같은 힘은 또 무엇인가. 옥혜 시는, 그래, 첫눈 내리는 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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