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차옥혜
별을 기르는
맑은 바람과 청결한 생수를 뿜는
숲이고 벌판인
흙사람들이 사는 곳
봄엔 진달래 되고 여름엔 목백일홍 되고
가을엔 국화 되고 겨울엔 동백 되고
밤엔 등불 되고 낮엔 햇빛 되는
흙사람들 노래하는 곳
어리고 병든 목숨에겐 어미가 되어주고
약하고 힘없는 생명에겐 아비가 되어주는
흙사람들 춤추는 곳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말을 주고받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서로 아껴주고 존중하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함께 세상을 가꾸고 이루는
천개의 무지개가 뜬 초록 동네 모여 있는 곳
너무 멀리 떠나왔으나
하루하루 되돌아가고 있는
그립고 그리운 어머니의 품
<패랭이 꽃의 안부를 묻다(한국시인협회),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