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나를 두고 떠나고

                                            차옥혜

 

길을 가며

길에

나를 세우고

나를 두고 떠나고

지나온 길들이

두고 온 내가

꽃처럼 새싹처럼 흔들리며

나를 부르고

그립고 사무쳐도

되돌아가지 못하고

되돌아갈 수 없고

자꾸만 낯선 새 길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스쳐가면서

또다시

길에

나를 세우고

나를 두고 떠나고

 

<서시 28집  2012년 가을호>

      

 

'시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차와 나  (0) 2014.07.01
장님이 되라 하네  (0) 2013.12.24
쿼바디스 도미네  (0) 2013.04.12
홍시감과 까치의 결혼식  (0) 2013.04.10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8) 2012.12.08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