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공장*에서

                                                                김경훈

 

- 주정공장에서 군인들은 임신부였던 어머니를 눕혀 놓고 배 위에 나무 널판을 깔아 널뛰기를 했다

 

아부 그라이브나 죽음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조차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기술이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가 알았더라면 쌍수 들고 환영했을 기상천외한 수법이다

고문은 그들에게 있어 기술이고 또한 유희였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고문을 당하는 자나 고문을 자행하는 자나 더더욱 그것을 교사한 자들은

 

-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아들은 50여 년 후 주정공장 진혼제의사회를 맡았다

 

* 주정공장은 제주시 산지부두에 있었던 건물로 송승문씨의 부모 등 4.3 당시 많은 수의 제주도민들이 여기에 수용되어 고초를 겪었다.

 

  【감상】 제주도 김경훈 시인은 제주 4.3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시집 "눈물 밥 한숨 잉걸"에 사실대로 기록했다. 시인과 시집에 고개 숙인다. 역사는 기억을 통해서 발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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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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