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마리아인

시 -3 2016. 12. 25. 17:24

 

착한 사마리아인

                                               차옥혜

 

 

프랑스 아를에 있는 고흐가 살던 집

대문 안 본채로 가는 길 오른쪽 담벼락에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고흐의 그림

<착한 사마리아인>

 

나의 아버지는

평생 “착한 사마리아인” 운동을 하셨고

“착한 사마리아인”을 내게 유산으로 남겼으나

그 유지 받들지 못하고 사는 나를

이역만리에서 뜻밖에 순간 내려치는 고흐의 그림

 

“착한 사마리안”이 그리워서

“착한 사마리안”이 되고 싶어서

“착한 사마리안”이 어려워서

한없이 길을 가며 울던 소녀 시절 나는

어디로 갔는가

 

늙고 눈물 마른 나는 옛길로 되돌아가

눈물 머금은 그 눈동자를 찾아야겠다

 

<시와 문화  2015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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