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풀꽃에

시 -3 2017. 1. 8. 21:35

 

이름 모를 풀꽃에

                                             차옥혜

 

 

이제 거기 살아라

 

뽑아내고 뽑아내도

다시 돌아와

진분홍 꽃 흔들며

웃고 있는

아니 울고 있는

애원하고 있는

아니 권리를 주장하는

이름 모를 풀꽃아

이제 마음 놓고

멋대로 살아라

끈질김 꽃이라고 이름 붙여 줄까

이제 너도 내 뜰의 가족이다

어디서고 살 자유 없는 목숨

어디 있으랴

너희 세상에선 어느 땅인들

주인이 있으랴

 

그동안 미안하다

거름도 한 사발 듬뿍 부어줄게

 

 <인간과 문학  2016년 봄호>

 

'시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촛불 꽃 마음 꽃  (0) 2017.03.08
칡의 이성과 본성  (0) 2017.01.23
라이프치히에서 한반도 통일을 그리다  (0) 2017.01.08
아버지 목소리  (0) 2016.12.31
길을 내시며 길을 가시는 아버지  (0) 2016.12.31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