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모두에게 꽃이 아니구나

                                                       차옥혜

 

벚꽃들이 내민 수만 손을 잡고

벚꽃들의 눈빛에 끌려

벚꽃 세상을 떠돌며

살고 싶어 살고 싶어 살아

해마다 벚꽃과 바람나고 싶어

내가 노래하고 있는 순간

친구여

벚꽃 아래에

스스로 목숨을 내려놓은 친구여

만발한 벚꽃이 네겐 고통스런

눈물이었느냐 종기였느냐

등을 짓누르는 멍에가

벚꽃 파도로도 떠밀려가지 않더냐

곧 꽃비로 사라질 벚꽃의 허무를

차마 볼 수 없었느냐

정말은 벚꽃의 손을 잡고 싶었는데

누가 무엇이 너를 가로막았느냐

벚꽃이 눈부신 이 봄날에

벚꽃을 등지고

어디를 가고 있느냐

친구여

       

<문학예술  2016년 여름호>

<2017년 오늘의 좋은시(푸른사상) 2017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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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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