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고목

시 -1 2006. 5. 5. 15:08

  

 겨울고목

                                                  차옥혜

 

겨울고목은 사상을 한다

엄숙하고 깊고 고요하고 아름다운

겨울고목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고목은 엄청난 사상의 힘으로

하늘을 빨아들이고

나를 삼킨다

그러자 나도 애닯고 장엄한 고목이 되어

사상의 힘으로

언 땅을 뚫고

깊숙이 뿌리를 내리며

대지를 빨아들인다

수맥을 마신다

아 모처럼 배가 부르다

 

<경희문학  11집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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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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