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시 -1 2006. 5. 5. 15:13

 

  어둠

                                                          차옥혜

 

어둠이 보기 싫어서

벽을 쌓다 보니

내가 그만 어둠이 된다.

어둠의 냄새 어둠의 모습이

구역질나서

도망치다 보니

내가 오히려 무덤이 된다

마주봐야지

떠나지 말아야지

어둠과 복닥거려

피를 흘리고

하루를 잃을지라도

내가 흘리는 눈물만이

어둠을 씻어 내리니

내 체온만이

어둠을 녹여 내리니

 

폭풍우 지나간 뒤

바다는 잔잔하다.

 

<포스트모던  1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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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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