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에 선 나무들

시 -4 2021. 8. 22. 14:41

산비탈에 선 나무들

                                               차옥혜

하염없이 하늘이 그리워
손을 흔들고 있구나
끊임없이 하늘이 보고 싶어
눈동자가 젖어 있구나

평평한 옥토에 뿌리내려
곧게 솟고 솟는 푸른 나무들이
얼마나 부러웠으랴

내 부모님이 자식들을 끌고
절망의 터널을 건넜듯
위에 선 나무들의 그늘을 피해
이파리들을 껴안고 옆으로 아래로
허리를 휘거나 구부려가며
허공을 더듬어 하늘을 찾아가는
비탈에 선 나무들의 애간장 탄
검은 몸통들! 검은 가지들!
눈물겨워라 아름다워라

 

                                        <한국현대문학작가,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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