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이 적막을 위로한다
차옥혜
낙엽이 낙엽을 덮어주며
마른 풀들이 마른 풀들을 껴안으며
빈 나뭇가지들이 빈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는
적막한 겨울 들판이
적막한 겨울 숲이
적막한 나를 품는다
쓸쓸한 겨울 들이
고요한 겨울 숲이
뿜는 시리고 찬 은은한 빛이
쓸쓸한 내가
고요한 내가
읊는 시에
따뜻함으로 서린다
<창작 21, 2016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