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숲

시 -5 2024. 5. 30. 19:47

오월 숲

                                              차옥혜

 

잎새들이
반짝반짝 푸르게 빛나기 위하여
얼마나 언별을 삼키며 칼바람에
몸이 찢겼겠느냐

향기로운 푸른 가지로
세상과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얼마나 눈보라에 맨몸 부비며
울었겠느냐

아프고 쓰라렸던 날들이
푸른 가지 푸른 잎으로 돌아와
사슴을 먹이고 새를 기르고 있다

뿌리 사이로 수맥들이 바쁘게 흐르고
우듬지의 파르륵대는 어린 잎새에
하늘이 입을 맞춘다

솟구치고 팽창하는 맑고 싱싱한 푸르름이
우주 어디까지 뻗치느냐
땅 속 어디까지 스미느냐

쩍 바위를 가르며 여기 저기
꽃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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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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