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그림자

시 -5 2026. 8. 8. 09:23

나무와 그림자

                                         차옥혜

나무는
해바라기이면서도
평생 해를 등지고 있는
제 그림자가 아프다

나무는
제 발 밑에서만 서성이며
끝내 말 한 마디 못 하는
제 그림자가 안타깝다

나무는
한 번도 일어서지 못 하고
꽃 한 번 못 피우고
땅에 납작 엎디어 사는
제 그림자가 안쓰럽다

나무는
어둠뿐인 제 그림자가
종내는 제 모습 같아 서럽다

                                          (시와산문, 2011년 여름호)

 

'시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탄 집에 소 떼 돌아오다  (0) 2026.06.15
해의 집은 어디에  (0) 2026.05.14
짓밟히지 않는 세상은 어디에  (0) 2026.04.07
숲은 태풍을 이겼다  (1) 2026.02.22
눈 꽃잎  (0) 2026.01.27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