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차옥혜
어제는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
서쪽으로 나부끼고
오늘은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
동쪽으로 나부꼈다.
이제는 나도 몰래
삼베옷 갈아입히고
저승 갈 시간이라고
나뭇가지에서 떨쳐 버리니
가시철망에 찔리고
아스팔트에 구르다
구둣발에 채이며
골목을 돌고 돌아
시궁창에 떨어졌다.
저승엔 바람 없겠지
내 뜻대로 나부끼리라.
<바람은 늘 떠나고 있다(은금나라) 1993>
나뭇잎
차옥혜
어제는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
서쪽으로 나부끼고
오늘은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
동쪽으로 나부꼈다.
이제는 나도 몰래
삼베옷 갈아입히고
저승 갈 시간이라고
나뭇가지에서 떨쳐 버리니
가시철망에 찔리고
아스팔트에 구르다
구둣발에 채이며
골목을 돌고 돌아
시궁창에 떨어졌다.
저승엔 바람 없겠지
내 뜻대로 나부끼리라.
<바람은 늘 떠나고 있다(은금나라)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