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시 -1 2006. 5. 5. 16:13

 

  매미

                                                 차옥혜

 

가을이 되고서야 하늘을 본다

날마다 팔 다리에서 온몸으로

마비증세가 퍼져간다.

아무리 노래를 해도 울림이 없다.

여름날 몸을 떨던 나뭇잎이

어디론가 사라져간다.

어찌하여 들풀들은 무릎 끓기 시작할까

왜 나무는 끝내 입을 다물고 있을까

여름내 노래 불러준 모든 것이

왜 나를 거부하고 있을까

이 삭막한 대지를 적시는 비는 무엇인가

이제야 끝없는 물음에

하늘만 자꾸 넓어져 간다.

 

<시집 『깊고 먼 그 이름』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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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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