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시 -1 2011. 2. 13. 00:03

 

눈사람 

                                                차옥혜

 

마음도 없는 것이

손도 발도 없는 것이

녹으면 단지 한 옴큼 구정물인 것이

길을 환하게 한다.

차가운 것이

나를 따뜻하게 한다.

얼마 안 가 개구쟁이들의 발길에 부서지거나

햇볕에 사라질 것이

다정한 친구가 된다.

나는 무엇을 보며 위로 받고 사는가

나는 누구의 눈사람인가

눈부신 하얀 허물을 벗으면

시커먼 산성 물인 것 알면서도

눈사람 없이는

겨울 길을 걸어갈 수 없구나

사람아.....

 

<학산(인천문인회)  199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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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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