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운다
차옥혜
우렁우렁 산을 무너뜨리고 있는
굴삭기와 싸우며
매미가 운다
매미는 울어
곤두박질치는 나무에게
겁에 질린 풀잎에게
무너지는 흙더미에게
다가간다 함께 한다
매미는 울어
굴삭기에 맞서
굴삭기 소리에 떠서
굴삭기 소리를 치받는다
매미가 운다
뙤약볕을 흔들며
굴삭기 소리를 깨뜨리며
굴삭기 소리에 혼절한 새들을 깨우며
매미가 운다
우는 매미여 시인이여
<문학과창작 199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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