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시 -2 2006. 11. 1. 23:26

 

오죽

                                                     차옥혜

 

 

검은 몸뚱이에 솟은 초록 잎새!

사막을 건너면서도

목숨의 빛을 발하는

깡마른 아프리카 여인의 슬픈 몸!

 

새벽 4시 전에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고 남편 일을 돕고

6km를 걸어 물을 길어오고

거의 혼자서 농사를 지며

여섯 명의 자식들을 키우는

하루 10시간 이상 일을 해도 가난해서

다섯 살도 안 된 자식

병원 못 가 죽어 가슴에 묻고

두 명의 자식만 학교에 보낸 여자

 

남편이 죽었다고 친척들에게 소를 빼앗기고

남편 소유의 땅에서 농사지을 권리도 빼앗긴

남편 때문에 걸린 에이즈가 유일한 유산인

검은 대륙의 딸

 

아프리카 여인의 아린 눈동자!

 

<시집 식물글자로 시를 쓴다』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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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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