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박연신 언니

                                                                                차옥혜

 

  자신의 편안과 이익만을 위해서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가득 찬 거친 세상에서 소외되고 그늘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헌신하며 진실한 영혼과 곧은 의지로 세속과 타협하지 않고 소나무처럼 사는 사람을 보면 눈물이 핑 돌며 어둡던 세상이 환해진다. 그럴 때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어느 시인의 말대로 ‘사람이 희망이다’는 것을 확인하고, 하느님의 살아계심과 하느님께서 사람을 통하여 역사하심을 믿는다. 박연신 언니는 바로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연신 언니는 산목련 같은 시인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전문잡지 “열린지평”(계간)을  12년째 발간하고 있는 편집장이다. 

  그는 이 잡지를 통하여 장애인들에게 열린마당을 제공하고,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복지사회 구현을 꿈꾸며, 장애인들의 행복과 권익을 위해서 일한다.  장애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장애인들을 헌신적으로 돕는 가족이나 이웃들의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들려줌으로 장애인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비장애인들에게는 깨우침과 모든 사람이 함께 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하여 연신 언니는 시인과 화가 이상으로 미술에도 조예가 깊던 예술인 생활도 헌납했다.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하여, 원고를 받고 사람을 만나 대담하고 정리하고, 책이 만들어지면, 봉투에 넣어 독자들의 주소를 적고 우표를 부처 우송하는, 잡다한 일들이 모두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 사생활은 희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틈이 나면 잡지의 구독자를 찾아 거리에 나서기도 한다. 장애인들의 갖가지 전화 상담에 응하고 친구노릇도 한다. 그들과 같이 포장마차에서 술도 마시고 거리에서 그들의 하모니카 연주도 들어준다. 장애인들이 거리를 마음대로 이동하고 안전하게 건물을 드나들 수 있도록 도로나 건물들의 입구를 고치도록 권고한다. 장애인들도 전통문화의 거리인 인사동을 마음껏 활보할 수 있도록 안국동 육교를 철거하는 일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 세상에 장애란 없다고 믿는다. 어떤 장애든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교육을 받고 운동을 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이나 가족이 쉽게 포기하기 때문에 재활에 실패한다고 말한다. 그 예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지만 불굴의 의지로 반복 교육을 통하여 장애를 극복하고 하버드대학까지 졸업하여 미국의 사회복지 사업가 된 헬렌 켈러와 그를 사랑과 인내로 그렇게 되도록 이끈 가정교사 설리번 선생을 든다. 그래서 연신 언니도 단 몇 사람의 장애인이라도 장애를 극복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그가 그동안 해온 많은 일들을 이 짧은 지면에 다 열거할 수 없다. 그는 장애인들의 어머니이자 설리번 선생이 된지 오래다. 

  그는 자신이 믿는 진실이나 진리, 옳은 일 앞에선 아무리 어려움과 불이익이 있을 지라도 고개를 돌릴 줄 모르는 분이다. 

  박연신 언니! 불러보면 아니 생각만 해도 가슴에 쫙 솔향기가 번진다. 

 

<『참 소중한 당신』 2005년 2월호>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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