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손에 못 박혀 버렸다

 

                                                    차옥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차가 오가는

좁은 시장 길가에 비닐을 깔고

파, 부추, 풋고추, 돌미나리, 상추를 팔던

할머니가

싸온 찬 점심을 무릎에 올려놓고

흙물 풀물 든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목숨을 놓을 때까지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손

찬 점심을 감사하는

저승꽃 핀 여윈 손

눈물이 핑 도는 손

꽃 손

무릎 꿇고 절하고 싶은 손

 

나는

그 손에

못 박혀버렸다.

 

<좋은생각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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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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