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어머니

시 -2 2010. 3. 8. 21:15

  

거울 속 어머니

                                                차옥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거울을 보면

어머니가 그 안에서 나를 보고 계신다.

서글프신 듯 기쁘신 듯

할 말이 있으신 듯

그러나 끝내 아무 말씀 안하시고

그윽한 눈으로 나를 바라만 보신다.

그러나 나는 벌써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의 말씀

번개보다 빠르게 다 알아채고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어머니도 고개를 끄덕이시며 웃으신다.

 

 <문예비전  2006. 56월호>

 <한겨레신문  2010.3.8.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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