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향한 노래
-산당화
차옥혜
구로공단에 취직한 딸이
기계에 손가락이 잘려
영등포 어는 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전화를 받고
점례네 엄마는
마당에 쓰러져
어서 가야 하는데 어서 가야 하는데
정신 없이 중얼거리기만 해
용길이네 할아버지가 경운기에 태워
버스길까지 데려다 줬는데
몇 발짝 사이로
한 시간에 한 번 읍내로 가는 버스를 놓치고
길섶에 주저앉아
어쩔거나 어쩔거나 신음소리 내며
애꿎은 당신만 두 손으로 탕탕 치다
산당화가 되었습니다.
<시집 『발 아래 있는 하늘』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