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사람 1
차옥혜
길을 가며
민들레와 씀바귀와 노루귀와 앵초와
이야기한다
활활 거리는 나비와 껑충대는 여치와
발발거리는 개미와 파르륵 대는 딱정벌레와
노래한다
물방개와 모래무지와 물옥잠과 물총새와
인사한다
옷깃에 스치고 먼발치서 풀썩이는 것만이
형제랴
발부리 자갈도 깊은 산 속 옹달샘도
정성껏 정갈하게 대접하며
땀흘려 사랑하며
길을 간다
<꿈과시 199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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