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에서

시 -3 2017. 6. 24. 17:32

바다 앞에서

                                  차옥혜

 

 

내가 버린 꿈이

내가 포기한 희망이

내 손을 잡고 싶어

바다를 밀고 밀며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흰 옷자락을 펄럭이며

내게로 달려오고 있다

몸부림치며 애원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

 

어찌 너를 잊었으랴 잊으랴

그러나 너와 내 사이

바다는 너무 깊고 넓으며

내 뒤엔 탈 수밖에 없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기차가 오고 있다

 

꿈이 희망이

잡힐 듯 안길 듯하여 들뜬

푸른 나는 어디 가고

쫒기며 애달프고 막막한

하얀 나만 서있는가

 

   <한국시학 2017년 여름호>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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