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옛살비
차옥혜
어머니가 숨 거두기 전 들려준 말은
“어머니가 자꾸 보인다 ”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운명하면서 마지막 한 말은
“엄마”
내가 폐렴 걸려
죽음의 언저리를 떠돌 때
끓는 손을 들어 애타게
허공을 휘저으며 잡으려던 것은
이미 세상에는 없는
어머니의 손
어머니는
언제나 그립고 사무치는 옛살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위험할 때
작아지고 가벼워져 바스라지려 할 때
저절로 튀어나오는 소리
마음의 근원 옛살비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옛살비 옛살비 옛살비
부르면 눈물이 나고 목이 메는
부르면 따뜻해지고 힘이 솟는
어머니는 옛살비
옛살비는 어머니
<한국시학 2017년 봄호> <2018 오늘의 좋은 시, 푸른사상, 2018 재수록>
* 옛살비: ‘고향’의 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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