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시의 어제와 오늘
유승우(시인)
차옥혜의 <바람>은 종교적 관념어가 조금도 깃들지 않은 이미지 시이다. 그는 “아시나요 / 바람이 쌓고 있는 산을 /바람이 기르는 벌판을 / 바람이 끌고 가는 강줄기를”이라고 한다. 그렇다. 사람은 자연이다. 자연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그러니까 바람은 인위(人爲)가 아니고 신위(神爲)이다. 신위는 인위의 반대이다. 하나님은 안하시는 듯 일하신다. 그래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시나요 / 당신과 나도 / 그 산과 벌판과 강줄기로 돌아갈 / 바람인 것을”이라고 시를 마무리한다. 신위의 바람으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기독교문학』 2017년 30쪽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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