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의 손

시 -2 2006. 5. 5. 16:27

 

죄인의 손

                                                           차옥혜

 

 

가야해 가야해

네 아버지 묻힌 고향으로 가야해

어머니는 말씀하시지만

안돼요 못 가요

더 강하게

꽉 잡아주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쓸쓸한 손을 알면서도

가셨다 싫으면 언제고 다시 오세요

말하며 늙은 어머니의 이사 짐을 싼다

어머니가 바라는 것은

나의 손길 나의 눈길이라는 것 알면서도

남쪽은 따뜻하고 공기가 좋아서 건강에 좋을 거예요

말하며 떨리는 손으로 울컥거리는 가슴으로

늙은 어머니의 이사 짐을 싼다

늙은 어머니 홀로 고향에 가시면

동백꽃이 되거나 소쩍새가 될 것 알면서도

늙은 어머니의 이사 짐을 싼다

 

달빛이 수갑 채우는

죄인의 손

 

<시문학  200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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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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