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대응양식의 현단계
전기철(평론가)
그 시적 공간의 설정이 다른 차옥혜의 「농부」나 공정배의 「허수아비」(『한길문학』)는 도시화의 물결로 죽어가는 농촌에서의 삶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쉰 살 바위 네 엄마/농약 마시고 떠나가네”(「농부」에서)나 [… 중략 …] 도시화로 인해 차옥혜처럼 죽음의 땅으로 되어 있는 농촌의 실상을 그려내기도 하고, [… 중략 …] 그러나 이제 농촌은 낙후된 모습으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고도 산업화사회에서 가장 본질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물을 수 있는 장소로서, 즉 도시의 저편으로 통해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탄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참 삶의 현장으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며 타락된 도시의 물결이 밀려오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 삶이 밀려가도록 해야 하리라 본다.
<한길문학 1990년 11월호 306쪽 수록>
'시에 대한 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시 –개구리」 - 오철수 (0) | 2006.02.28 |
---|---|
「바다가 있는 곳」 - 임헌영 (0) | 2006.02.28 |
「비」 - 한광구 (0) | 2006.02.28 |
「눈이 오지 않는다」 - 신덕룡 (0) | 2006.02.28 |
「詩」 - 김광림 (0) | 2006.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