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표지 서평]
김응교(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시냇물 흐르고 실바람 부는 숲과 비밀스런 초원이 펼쳐져 있는 은밀한 시집이다. 시 한 편 한 편이 민들레, 유채, 목련, 억새꽃, 개나리, 감나무, 살구나무, 튜립나무 등 생명의 씨앗들이다. 깊은 생각들이 정다운 시어(詩語)의 숲을 이루었구나. 시인 이상은 거울에서 자신을 마주했고, 윤동주는 우물에 반사된 자신을 보았다. 차옥혜 시인은 숲을 거울로 삼은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시집을 읽으며 숲을 거울 삼아 내면(內面)을 마주하는 독특한 체험을 했다. 이 시집을 읽는 당신도 온누리의 작은 누리로서 숨쉬는 인간의 근원적 행복을 성찰하게 될 것이다.
[시집 표지 서평]
이규배(시인)
시는 그 사람이라는 말이 낡은 집 처마 끝에서 녹슨 풍경(風磬)과 같이 목매달려 있을 때, 차옥혜 선생님은 그 풍경을 우리들 마음에 다시금 울려 깨운다. “젖고 젖어서 / 이제는 / 바람 불고 불어도 / 꽃잎이 날아와도 / 나비가 앉아도 / 울지 못하는 / 녹슨 풍경 // 오직 / 넋이 울리는 제 몸 / 소리 없이 우는 풍경에 / 마음의 귀만 아파라”(「녹슨 풍경」부분). 녹슨 풍경이 청아(淸雅)로 살아 울리니, 봄 숲에 퍼지는 햇살처럼 선생의 마음이 몸속으로 스미어 와 맑고 밝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집을 ‘숲 거울’이라고 읽으며 몸과 마음을 절로 살피게 되는 것이다.
'시집의 해설,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 거울』 서평 - 김윤환 (0) | 2019.10.19 |
---|---|
『숲 거울』 서평 - 유수화 (0) | 2019.10.04 |
『숲 거울』 해설 - 맹문재 (0) | 2016.12.11 |
『그 흔들림 속에 가득한 하늘』 서평 - 김정주 (0) | 2016.06.15 |
『그 흔들림 속에 가들한 하늘』 서평 - 문덕수 (0) | 2013.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