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차옥혜
잘못을 비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키를 낮추며
언제고 거듭남이다
새 출발이다 자유다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
누구든지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간다
단 한 번의 화살로
과녁의 중심을 꿰뚫어야하는
지워도 흔적이 남아 족쇄가 되는
만년필과 볼펜의
독재성 폭력성 기계성 야만성을
거부한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다시 시작이다
마지막까지 누리는
자유의 향기
당당하게 소멸을 드러낸다
연필로 너에게 간다
<문학과창작 199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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