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시 -1 2006. 4. 23. 11:00

  

 연필

                                                  차옥혜

 

 

잘못을 비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키를 낮추며

언제고 거듭남이다

새 출발이다 자유다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

누구든지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간다

단 한 번의 화살로

과녁의 중심을 꿰뚫어야하는

지워도 흔적이 남아 족쇄가 되는

만년필과 볼펜의

독재성 폭력성 기계성 야만성을

거부한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다시 시작이다

마지막까지 누리는

자유의 향기

당당하게 소멸을 드러낸다

 

연필로 너에게 간다

 

<문학과창작  199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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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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