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감상】윤동주의 서시는 내 마음의 거울이다. 이렇게 순결하고 고운 영혼이 있을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주어진 길을 걸어”간 시인은 지금도 살아 “별이 바람에 스치”는 “오늘밤에도”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윤동주 시인의 영혼은 억울하고 아픈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영원히 떠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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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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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오는 밤

                                            심훈

 

저눈이 쌀이다되어 나려주소서

이 땅의 백성들은 몹시도 배곱하 하옵니다

손톱발톱 달토록 녀름내 농사짓다가

박아지 덜렁덜렁 조밥 차저 떠납니다

 

저눈이 솜이나되여 나려주소서

흰옷입은 겨레들은 너무나 헐버섯습니다

쭈구리고 길걷든 무리의 등어리우에

푸군히 나리소서 두덕두덕 솜두어주소서

 

   【감상】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21세기 이 문명의 시대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엔 굶주리고 헐벗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발표에 따르면 지금의 농업 생산력으로도 세계는 120억명을 정상적으로 먹여살릴수 있다고 한다. 지금 세계인구는 60여억명이다. 하지만 세계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층이 20억이나 되고 8억 5400만 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5초마다 10살 미만 어린이 한 명이 굶어죽고 4분마다 한명이 비타민 A결핍으로 시력을 잃고 매년 수천만 명이 치료 가능한 질병과 기아로 죽어간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 불균형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인권의 첫째가 굶지 않을 권리가 아닐까? 
   일제 암흑기에 펄펄 내리는 눈이 쌀이 되고 솜이 되어 배고프고 추운 겨레들을 먹여주고 덮어주기를 노래하신 심훈 선생님의 시!  선생님의 시와 기도에 어느 때나 응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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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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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럽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감상】 신동엽 선생님이 떠나신지 40년이 지났지만 이 시의 간절한 열망은 여전히 뜨겁게 메아리친다. “모오든 쇠붙이”와 “껍데기는 가”고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아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이 올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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