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럽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감상】 신동엽 선생님이 떠나신지 40년이 지났지만 이 시의 간절한 열망은 여전히 뜨겁게 메아리친다. “모오든 쇠붙이”와 “껍데기는 가”고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아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이 올 날은 언제일까?

 

'타인의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 - 윤동주  (0) 2009.07.01
눈 오는 밤 - 심훈  (0) 2009.07.01
풀 - 김수영  (0) 2009.07.01
목계 장터 - 신경림  (0) 2009.07.01
집시의 시집 - 기형도  (0) 2009.07.01
Posted by 차옥혜
,

풀 - 김수영

타인의 시 2009. 7. 1. 11:35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룰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묵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감상】 풀의 본능! 풀의 눈물!

 

'타인의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오는 밤 - 심훈  (0) 2009.07.01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0) 2009.07.01
목계 장터 - 신경림  (0) 2009.07.01
집시의 시집 - 기형도  (0) 2009.07.01
예수와 가난한 사람들 - 헤르만 헤세  (0) 2009.07.01
Posted by 차옥혜
,

   목계 장터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빛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풀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 하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감상】 신경림 선생님의 시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시다. 정착을 꿈꾸면서도 떠돌며 살 수 밖에 없는 민초들의 애환과 삶이 환하고 애달프고 아름답다.

 

'타인의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0) 2009.07.01
풀 - 김수영  (0) 2009.07.01
집시의 시집 - 기형도  (0) 2009.07.01
예수와 가난한 사람들 - 헤르만 헤세  (0) 2009.07.01
무지개 - 윌리엄 워즈워스  (0) 2009.07.01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