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가난한 사람들

                                                                  헤르만 헤세

 

당신은 죽었습니다, 그리운 형제 그리스도여.

하지만 당신이 대신해 죽은 사람들은 어디 있나요?

당신은 모든 죄인들의 괴로움 때문에 죽었습니다.

당신의 육체는 거룩한 빵이 되었습니다.

그 빵을 성직자와 신도들은 주일날 먹습니다만

굶주린 우리는 그들의 문에 동냥을 갑니다.

우리는 살찐 성직자가 배부른 뒤에

조금 뜯어주는 당신의 용서의 빵을 먹지 않습니다.

그들은 가고 돈을 벌며 싸우고 죽입니다.

그들 중 누구 하나 당신 때문에 행복해진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가난한 자들은 당신의 길을 가오니

빈궁과 수치와 십자가를 향한 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성만찬에서 돌아와

성직자를 구운 고기와 다과에 초대합니다.

형제 그리스도여, 당신은 헛된 고민을 하셨습니다.

배부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구하는 것을 주십시오!

우리 굶주린 자는 당신에게서 아무것도 구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여,

단지 당신을 사랑할 뿐입니다.

당신은 우리 식구 가운데 한 사람이니까요.

 

  【감상】 언제나 헤세의 글들은 서늘하고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예수는 나의 가족이었음을 모르고 너무 많은 부탁을 하고 무거운 짐을 지게 한 내가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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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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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이 뛰누나

나 어릴 때 그러하였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나 늙어진 뒤에도 그러하리라..

그렇지 안으면 나는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생의 하루하루가

모두 순진한 경건으로 이어지기를.

 

  【감상】 시인은 영원히 어린이의 마음이어야 하는군요.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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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신조

                                      빈센트 반 고흐

 

나는 침묵하고 싶다.

그러나 내 생각대로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하고 사랑 받고

살고 생명을 주고

생명을 갱신하고 회복시키고

생명을 보존하고 싶다.

그리고 일하고 싶다.

생기 위해 활기를 더하고

다른 무엇보다 유익하고 유용한 사람

뭔가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테면 불을 지펴준다거나

어린이에게 빵 한조각과 버터를 주거나

고난 받는 이에게 물 한 잔 주는 것 말이다.

 

  【감상】 참 사람을 생각합니다. 고흐의 향기가 몰려옵니다. 

 

Posted by 차옥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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