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눈부신 사람
차옥혜
꽃을 보기 위하여
먼 길 걸어가는 이여
오래 아파하는 이여
꽃을 위하여
오래 울고 있는 이여
꽃을 지키기 위하여
긴 세월 시달리는 이여
꽃을 보고 꽃과 함께 하는 시간은
순간이지만 언제나 아쉽지만
때로는 끝내 못 만나기도 하지만
꽃을 위하여
모두를 바치는 당신의 삶은
꽃보다 더욱 아름답다 순결하다.
꽃을 오래 참고 기다리는 당신은
꽃보다 더욱 눈부시다.
<동서문학 2004년 봄호>
꽃보다 눈부신 사람
차옥혜
꽃을 보기 위하여
먼 길 걸어가는 이여
오래 아파하는 이여
꽃을 위하여
오래 울고 있는 이여
꽃을 지키기 위하여
긴 세월 시달리는 이여
꽃을 보고 꽃과 함께 하는 시간은
순간이지만 언제나 아쉽지만
때로는 끝내 못 만나기도 하지만
꽃을 위하여
모두를 바치는 당신의 삶은
꽃보다 더욱 아름답다 순결하다.
꽃을 오래 참고 기다리는 당신은
꽃보다 더욱 눈부시다.
<동서문학 2004년 봄호>
희망봉
차옥혜
달리고 달려온 대륙을 바다가 가로막는 곳
파도쳐 파도쳐온 바다를 절벽이 가로막는 곳
거기에 희망봉이 있다
바다는 절벽을 기어올라야 희망봉에 오를 수 있고
땅은 바다에 빠져야 희망봉을 만날 수 있다
두려움과 절망과 죽음을 무릅써야만
만날 수 있는 희망봉
적과 적이 덜컥 껴안아야만
만날 수 있는 희망봉
살아 있는 한
포기할 수 없는 곳
저절로 꿈꾸며 달려가는 곳
그러나 오늘도
바다는 끝없이 밀려와 절벽을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고
땅은 끝없이 달려와 바다 앞에서 한숨 쉰다
있으나 없는 희망봉
쓸쓸하고 영원한 오로라여
<시문학 2007년 5월호>
<문학사상 2007년 6월호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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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차옥혜
약력을 쓴다.
몇 년 어디서 태어나
어느 학교를 졸업하고
무슨 직업을 갖고
무슨 상을 타고
단 몇 줄로 기록된 이것이 나인가.
줄의 행간에 파도치는
한숨과 눈물과 고통과 절망을
웃음과 기쁨과 환희를
어둠과 빛의 무늬를
말하지 않고
이것이 나인가.
약력 뒤에 비치는
내 땀과 눈물과 피가 얼룩진
저 벌판과 길들과 마을들을
말하지 않고
이것이 나인가.
약력을 쓰다 말고
창 밖
약력 없이도
그대로 환한 별을
그대로 환한 미루나무를
본다.
<시인정신 200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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