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의 사랑시

임헌영(문학평론가)

 

바다가 그리운 계절에 차옥혜는 시집 비로 오는 그 사람에서 바다를 이렇게 노래한다.

 

길의 끝에/바다가 있다. //더 이상 떠나지 않아도 되는 곳에/바다가 있다. //내 물줄기 네 물줄기에 풀어지고/네 물줄기 내 물줄기에 녹아/너와 나/하나의 숨결이면서 수천의 숨결이고/하나의 춤이면서 수천의 춤이며/하나의 빛깔이면서 수천의 빛깔이고/하나의 꿈이면서 수천의 꿈인/거기에/바다가 있다.”

바다가 있는 곳

 

이 시인은 바다와 그 바다를 채워줄 비를 기다리는데, 그것은 삶의 충만을 상징한다.

 

<우리 시대의 읽기199361쪽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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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적 대응양식의 현단계

전기철(평론가)

 

그 시적 공간의 설정이 다른 차옥혜의 농부나 공정배의 허수아비(한길문학)는 도시화의 물결로 죽어가는 농촌에서의 삶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쉰 살 바위 네 엄마/농약 마시고 떠나가네”(농부에서)[중략 ] 도시화로 인해 차옥혜처럼 죽음의 땅으로 되어 있는 농촌의 실상을 그려내기도 하고, [중략 ] 그러나 이제 농촌은 낙후된 모습으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고도 산업화사회에서 가장 본질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물을 수 있는 장소로서, 즉 도시의 저편으로 통해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탄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참 삶의 현장으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며 타락된 도시의 물결이 밀려오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참 삶이 밀려가도록 해야 하리라 본다.

 

<한길문학 199011월호 306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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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와 기법의 몇가지

  한광구(시인추계에술대교수)

 

차옥혜 시인의 비는 다분히 생명력의 비로 시화 된다. 차시인에게 비는 기다림의 대상이고 그 비는 사막에 뿌리내려 화상을 앓는 풀」 「선인장」「바위손」「고목이 기다리는 대상이다. 이 시에서는 비가 무엇인지 확실치 않으나 비가 옴으로 초원청산을 가꾸고 키운다. 이 때 비는 바로 생명의 비가 된다. 차시인은 이밖에도 <아름다운 물> <어머니> <우물안의 개구리>와 같은 일상적 대상을 무리없이 시화하고 있다.

 

<心象 19896월호 92쪽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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