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절망이 보일 때

시 -4 2020. 3. 1. 10:53

네 절망이 보일 때

                               차옥혜


내가 절망에 빠지고 나서야
네 절망이 보이다니
이렇게 무섭고 막막했구나
이제라도 내 눈물로
외로운 너의 손을 적시려
손을 뻗어보지만
허공만 잡힌다

                           <경희문학 2015년>

'시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 햇빛 밝은 길에 내가 있다  (0) 2020.10.25
밥 ․ 11-그 손에 못 박혀버렸다  (0) 2020.03.19
하늘을 보아야 꽃이 핀다  (1) 2020.02.02
지는 꽃에게  (0) 2019.12.11
안개 낀 가을 아침  (0) 2019.11.04
Posted by 차옥혜
,

하늘을 보아야 꽃이 핀다

                                               차옥혜 


큰 나무들이 새순 내어
하늘을 가리기 전
서둘러 핀 진달래꽃
꽃샘추위에 떨며
하늘에 얼굴 부비는 진달래꽃
애처롭고 아린 꽃빛이여

하늘을 못 봐
꽃 못 피운 나무들 풀들
말라죽은 나무들 풀들

하늘은 마냥 넓고 넓은데
하늘은 만물이 꽃이 되게 하고 싶은데
하늘과 만물 사이를 가로막는 그늘이
꽃을 삼키는 한낮
하늘과 풀, 나무를 가리는 큰 그림자가
꽃의 멍을 키우는 세상

                                                <화요문학 2016년 10월호>

'시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 ․ 11-그 손에 못 박혀버렸다  (0) 2020.03.19
네 절망이 보일 때  (1) 2020.03.01
지는 꽃에게  (0) 2019.12.11
안개 낀 가을 아침  (0) 2019.11.04
별의 꿈  (0) 2019.10.23
Posted by 차옥혜
,

지는 꽃에게

시 -4 2019. 12. 11. 14:30

지는 꽃에게

                              차옥혜

 

꽃아 꽃아

세상을 환하게 하던 꽃아

네 고운 모습과 빛에 물들어

눈뜸을 기쁘게 하던 꽃아

이제 사그라져

먼 길 떠나려는 꽃아

나는 변함없이

너를 우러르며 품으리

 

어느 꽃도

시들지 않는 꽃은 없다

꽃잎 다 지고

씨방마저 흩어져

마침내 고요에 묻혀도

괜찮다 괜찮다

모든 생명의 삶과 죽음은

영원과 함께 있으니

지는 꽃아

너는 내 마음에

항상 꽃피어 있으리

 

                                 <우리2016년 9월호> 

 

'시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 절망이 보일 때  (1) 2020.03.01
하늘을 보아야 꽃이 핀다  (1) 2020.02.02
안개 낀 가을 아침  (0) 2019.11.04
별의 꿈  (0) 2019.10.23
견우와 직녀는 만나야 한다  (0) 2019.09.11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