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태의 부탁

시 -3 2016. 7. 5. 09:27

서리태의 부탁

                                        차옥혜

 

첫서리 맞은 서리태가

아직도 푸른 잎 흔들며

가을 아침 햇빛을 입고

저를 굽어보는 나에게

초조한 눈빛으로 말을 한다

내 새끼들을 부탁해

아직 못자란 새끼도

못난이 새끼도

버리지 말고 거두어 줘

나는 눈물이 핑 돌아 대답한다

염려 마

나도 자식 기른 엄마잖아

 

<문학예술  201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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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진달래꽃

시 -3 2016. 6. 20. 22:20

 

어머니 진달래꽃

                                    차옥혜

 

어머니 제삿날

어머니 산소에 가니

매서운 꽃샘추위에 떨면서

어머니가 진달래꽃으로 서서

나를 맞네

너무 반가워 말문 막힌 어머니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만 보네

나도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어머니 진달래꽃을 바라만 보네

 

<창조문예  2013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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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풀은 사랑만으로 세계를 통일했다

                                                                    차옥혜              

 

 

나무와 풀은 오래전부터 세계를 통일했다

대륙과 대륙, 나라와 나라, 마을과 마을

너와 나

경계를 모른다

내 나라 민들레 유채 목련 개나리 튜립……

세계 곳곳에서 봄날이면 꽃피고

우리 마을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세계 곳곳에서 사철 푸르다

움직이지 못해도

나무는 숲을 이루고

풀은 초원을 이루어

사람과 동물을 품고 키우며 마을을 이룬다

나무와 풀은

제자리를 지키면서도

씨앗을 바람에 태워

씨앗은 산을 넘고 바다를 날아

오직 사랑만으로

세계를 통일했다

 

<한국현대시(한국현대시인협회)  2014년 하반기호에 「나무와 풀은 세계를 통일했다」 제목으로 수록>  

<계간문예 2017년 봄호 위 제목으로 변경 후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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