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의 꿈

시 -3 2012. 12. 8. 21:19

  

겨울 나그네의 꿈

                                                   차옥혜

 

꿈꾸는 사람들의 꿈길을 지나며

국경을 넘으며 국경을 지우며

꿈꾸는 겨울 나그네

지구가 하나의 나라가 되고

세계 나라들이 자치 도시가 되어

지구 굶어 죽는 어린이 없고

지구 어디서나 맑은 물 먹을 수 있고

지구 병든 사람들 무료로 치료받고

어떤 종교든 서로 축복하고

신을 믿거나 안 믿거나 서로 존중하며

지구의 모든 무기 묻어버리고

사랑이 넘치는 지구나라가

평화로운 지구나라가

유기농 식물만 자라는 초록빛 지구나라가

우주의 희망이 되는

겨울 나그네의 꿈

 

<문학공간  20105월호>

 

'시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시감과 까치의 결혼식  (0) 2013.04.10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8) 2012.12.08
안개 숲에서  (0) 2012.03.06
다 함께 점령하라  (0) 2011.11.23
이태석 신부님의 향기 때문에  (0) 2011.10.26
Posted by 차옥혜
,

 

   - 그  손에 못 박혀 버렸다

 

                                                    차옥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차가 오가는

좁은 시장 길가에 비닐을 깔고

파, 부추, 풋고추, 돌미나리, 상추를 팔던

할머니가

싸온 찬 점심을 무릎에 올려놓고

흙물 풀물 든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목숨을 놓을 때까지

기도하지 않을 수 없는 손

찬 점심을 감사하는

저승꽃 핀 여윈 손

눈물이 핑 도는 손

꽃 손

무릎 꿇고 절하고 싶은 손

 

나는

그 손에

못 박혀버렸다.

 

<좋은생각  2008년 9월호>

 

'시 -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보다 눈부신 사람  (1) 2011.02.11
희망봉  (2) 2011.02.09
약력  (0) 2010.06.30
왜 눈물이 나는지  (0) 2010.06.20
거울 속 어머니  (0) 2010.03.08
Posted by 차옥혜
,

산다는 것은

시 -1 2012. 11. 20. 09:49

산다는 것은

                                            차옥혜

 

 

산다는 것은

먼지가 쌓이는 일이다.

먼지를 털어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진구렁을 헤매는 일이다.

진구렁을 벗어나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물이 되어 스며드는 일이다.

물이 되어 씻어내며 흘러가는 일이다.

 

<시현실  2001년 겨울호>

 

'시 -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4.07.03
햇빛의 몸을 보았다  (1) 2011.02.14
눈사람  (2) 2011.02.13
매미가 운다  (1) 2006.12.05
서시 -개구리  (2) 2006.06.29
Posted by 차옥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