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나를 두고 떠나고
차옥혜
길을 가며
길에
나를 세우고
나를 두고 떠나고
지나온 길들이
두고 온 내가
꽃처럼 새싹처럼 흔들리며
나를 부르고
그립고 사무쳐도
되돌아가지 못하고
되돌아갈 수 없고
자꾸만 낯선 새 길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스쳐가면서
또다시
길에
나를 세우고
나를 두고 떠나고
<서시 28집 201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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