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대한 존재전환

  전원범

 

 

차옥혜의 어머니와 꿩과 불명열, 빙하꽃,

중략

도 관심을 끌게 한다. 꿩을 소재로한 사실의 경험과 추억을 기술하면서 모정의 그리움을 환기하고 있는 어머니와 꿩과 불명열, 독특한 한 문장 속에서 점층적 수법으로 고양시키다가 정점에서 모정을 자아내는 빙하꽃,

중략

등이 모두 깨달음이요, 발견이요, 해석으로서 시 정신을 획득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산문언어와 일상언어를 극복하고 시로서의 차원을 확보해나갔을 때 독자들에게 감동이 전달된다.

시 정신이 없는 단순한 체험의 나열이 횡행하는 시대에 진지한 성찰과 긴장된 언어장치를 대하는 것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시문학 201010월호 167쪽 수록>

 

Posted by 차옥혜
,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차옥혜

 

별을 기르는

맑은 바람과 청결한 생수를 뿜는

숲이고 벌판인

흙사람들이 사는 곳

봄엔 진달래 되고 여름엔 목백일홍 되고

가을엔 국화 되고 겨울엔 동백 되고

밤엔 등불 되고 낮엔 햇빛 되는

흙사람들 노래하는 곳

어리고 병든 목숨에겐 어미가 되어주고

약하고 힘없는 생명에겐 아비가 되어주는

흙사람들 춤추는 곳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말을 주고받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서로 아껴주고 존중하고

사람과 식물과 동물이 함께 세상을 가꾸고 이루는

천개의 무지개가 뜬 초록 동네 모여 있는 곳

너무 멀리 떠나왔으나

하루하루 되돌아가고 있는

그립고 그리운 어머니의 품

 

<패랭이 꽃의 안부를 묻다(한국시인협회), 2009년>

 

 

'시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쿼바디스 도미네  (0) 2013.04.12
홍시감과 까치의 결혼식  (0) 2013.04.10
겨울 나그네의 꿈  (0) 2012.12.08
안개 숲에서  (0) 2012.03.06
다 함께 점령하라  (0) 2011.11.23
Posted by 차옥혜
,

겨울 나그네의 꿈

시 -3 2012. 12. 8. 21:19

  

겨울 나그네의 꿈

                                                   차옥혜

 

꿈꾸는 사람들의 꿈길을 지나며

국경을 넘으며 국경을 지우며

꿈꾸는 겨울 나그네

지구가 하나의 나라가 되고

세계 나라들이 자치 도시가 되어

지구 굶어 죽는 어린이 없고

지구 어디서나 맑은 물 먹을 수 있고

지구 병든 사람들 무료로 치료받고

어떤 종교든 서로 축복하고

신을 믿거나 안 믿거나 서로 존중하며

지구의 모든 무기 묻어버리고

사랑이 넘치는 지구나라가

평화로운 지구나라가

유기농 식물만 자라는 초록빛 지구나라가

우주의 희망이 되는

겨울 나그네의 꿈

 

<문학공간  20105월호>

 

'시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시감과 까치의 결혼식  (0) 2013.04.10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8) 2012.12.08
안개 숲에서  (0) 2012.03.06
다 함께 점령하라  (0) 2011.11.23
이태석 신부님의 향기 때문에  (0) 2011.10.26
Posted by 차옥혜
,